노예제 찬성자가 아닌 노예해방자 링컨(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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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과 케네디의 유사점>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링컨과 제35대인 존 F. 케네디의 공통점은 가쉽거리로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우선 링컨(Lincoln)과 케네디(Kennedy)의 이름이 모두 7자의 알파벳인데 둘 다 이름에 n이 2개씩 들어있다.

링컨은 1846년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케네디는 1946년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링컨은 1860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케네디는 1960년에 당선 되었다. 두 명 모두 흑인들의 인권문제에 깊이 관계되었다.

두 명 모두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24세인 메리 토드 링컨과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로 그들은 모두 40년 뒤인 만 64세에 사망했다. 또한 두사람 모두 백악관에 들어오기 전에 자식 한 명이 죽었으며 백악관에 있을 때 자식 중 한 명이 또 사망하였다.

더불어 링컨을 이은 부통령 두 명 모두 남부인인데 앤드루 존슨 부통령은 1808년생이며 케네디 대통령의 뒤를 이은 린든 존슨 부통령은 1908년생이다. 또한 그들 모두 대통령이 죽은 지 10년 뒤에 사망했다. 링컨의 개인 비서 이름은 존이었고 케네디의 비서의 성은 링컨이었다.

암살 부분에서도 유사점이 있다.

링컨은 포드 극장에서 사망했고 케네디 대통령은 '포드'에서 만든 '링컨' 컨티넨탈 리무진에서 사망하였다. 두 사람이 모두 금요일에 총을 맞았고 두 사람이 모두 총을 맞을 때, 부인이 옆에 앉아 있었다.

링컨의 암살범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는 1839년생(1838년이라는 말도 있음)이고 케네디의 암살범 리 하비 오즈월드(Lee Harvey Oswald)는 1939년생이며 두 명 이름 모두 15자의 알파벳이다. 두 명 모두 과격성을 가진 남부인인데 두 사람 또한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살해되었다. 부스는 극장에서 링컨을 저격하고 창고로 도주했으며 오스월드는 창고에서 케네디를 저격하고 극장으로 도망갔다.

 

링컨 기념관

이들 두 명은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었다. 암살되는 당일 링컨은 그의 경호원 윌리엄 H, 크룩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꼭 해낼 것이다. 그렇게 될 운명이라면 그걸 막을 도리가 없지.’

 

케네디도 아내 재키와 개인고문 켄 오도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누군가가 창문에서 총으로 나를 노린다면 막을 도리가 없다. 그러니 걱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그러나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많이 있다.

두 명의 알파벳 숫자는 같다고 했으나 성씨만 해당되지 풀네임 알파벳 수는 다르다.

우선 링컨은 상원의원이 되지 못했으나 케네디는 재선 상원의원이었다. 링컨은 재선 임기 직후 한 달 만에 암살당했으나, 케네디는 재선 선거 전에 암살당했다.

더불어 목수의 아들로 링컨이 어느 정도 부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케네디는 미국에서도 재벌의 아들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링컨을 흙수저로 단언하기 어렵지만 케네디는 분명 금수저다.

그리고 링컨은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았지만, 케네디는 하버드 졸업생이다. 또한 링컨은 무신론자로까지 추정될 정도로 종교가 불명확했지만, 케네디는 타고난 가톨릭교도다.

 

<링컨 유령>

링컨은 암살당하기 몇 일전 자기가 죽는 꿈을 꾸었다고 알려진다. 꿈에서 본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대통령 급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링컨은 자신의 꿈이야기를 가까운 친구 워드 힐 래먼에게 들려주었다. 래먼은 그날 밤 자신의 일기에 대통령의 말을 기록했다.

 

‘한 열흘 전 밤 늦게 침소에 들었는데 곧바로 꿈을 꾸기 시작했네. 주위는 죽음과 같은 정적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죽여 흐느끼고 있는 듯한 소리가 들렸지. 나는 꿈 속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으면서 내가 가는 곳마다 똑같은 슬픈 흐느낌이 나왔지. 드디어 이스트룸까지 왔는데 거기서 나는 소름끼치는 광경을 보았다네. 내 앞에 영구대가 있고 그 위에는 수의에 싸인 시체가 누워있었네. 그 주위에는 조객들과 한 무리의 군인들이 서 있었네. 내가 한 군인에게 죽은 사람이 누구인가 묻자 그 군인은 ‘대통령께서 암살당하셨습니다’라고 대답했네.’

 

그런데 더욱 유명한 것은 링컨의 유령으로 유령에 대한 목격담이 한둘이 아닌데 대부분의 목격자들은 유독 링컨의 유령을 봤다고 지목한다.

 

메리토드 링컨과 링컨 유령

현재 백악관에는 링컨의 침실이 보존되어 있으며 게티스버그 연설문과 링컨이 당시 사용한 책걸상 및 침대 등이 놓여 있는데 윈스턴 처칠은 백악관의 링컨 침실에 묵었다가 링컨의 유령을 보았다고 전했다고 한다.

당시 처칠은 알몸으로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담배를 피우던 중이었는데, 벽난로에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링컨의 유령을 보았다. 정장 차림의 키 큰 남성은 분명 1865년 암살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었다. 처칠의 유머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 유령에게 이야기했다.

 

"좋은 저녁이군요, 대통령 각하. 그런데 지금은 제가 좀 경황이 없는 상황이라서..."

 

그 말을 듣고 링컨이 웃으면서 물러갔다고 한다. 미국 역사학자 마크 네스비트의 책 『남북전쟁 유령의 흔적』에 나오는 이야기다.

'링컨의 망령'은 미국 백악관의 가장 유명한 유령이다. 처칠 외에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과 딸 마거릿,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아내 엘리너 루스벨트, 제임스 해거티 전 백악관 대변인 등 수많은 사람이 링컨의 유령을 보거나 그 존재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백악관 유령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1955년 5월 한 방송에서 트루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벽 3시쯤 노크 소리가 나서 방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아마도 복도를 서성이는 링컨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이런 일은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트루먼은 1946년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쓴 적도 있다.

 

‘이 빌어먹을 건물(백악관)엔 분명 유령이 있소.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딸 제나 부시도 2009년 11월 유명 토크쇼인 '투나잇쇼'에 나와 유령 경험을 털어놓았다.

 

‘자다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깼어요. 세상에, 방에 있는 벽난로에서 1920년대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한 주 뒤 어느 날 밤엔 벽난로에서 오페라 노랫소리가 나더라고요. 언니도 함께 들었어요!’

 

네덜란드의 여왕 빌헬미나가 백악관에 묵을 당시 한밤중에 누가 노크를 하길래 문을 열었다가 링컨의 유령이 서있는 모습을 보고 기절했다는 소문도 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밤새 링컨 유령의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힐러리 클린턴은 1997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영부인으로 백악관에 있을 때, 한 밤 중에 복도를 누군가가 걸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에 오싹해지곤 했다고 토크쇼에 출연하여 증언하였다.

백악관에서 유령담이 유독 많이 나오는 이유는 '워낙 낡아서'를 이유로 꼽는다. 백악관은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 시절인 1800년에 완공됐다. 그 사이 미국 대통령 4명이 암살됐고 대통령 4명이 재임 중 뇌출혈, 폐렴 등으로 급사했다.

 

<링컨의 평가>

링컨이 노예 해방자가 아니라는 지적은 그의 전 생애를 통해 등장한다. 특히 그는 노예제가 그 자체로 가공할 만한 불의이기 때문에 그것을 증오한다고 말했지만 그 스스로 노예 해방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가 가장 우려한 것은 당시 미국에 있는 400만 명에 이르는 흑인들이 해방되어 국가의 정치·사회 생활에 들어올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염두에 두었다. 그런데 시대 상황이 노예제로 쟁점이 되었으므로 그는 자신이 작성한 노예해방령을 들고 나왔다.

그의 제안에 따르면 각 주는 노예소유주에게 보상을 하고 노예를 해방시킬 수 있으며, 연방정부는 노예해방에 드는 재정적 부담을 주와 나누어 가진다는 것이었다. 또한 해방은 점진적으로 행해지며 해방된 노예는 해외로 집단 이주시키자고 제안했다.

사실 연방의회는 링컨의 안을 실행에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을 표결에 붙이고자 했으나 경계주들은 모두 이 안을 거부했으며, 흑인 지도자들도 미국에 있는 엄청난 수의 흑인들을 해외로 보내자는데 소극적이었다.

여하튼 링컨은 자신의 계획을 예정대로 밀고나가 1863년 1월 1일 최종적인 노예해방령을 발표했다. 그가 전시의 대통령 권한 행사로 정당화시킨 것으로 이 안은 남부연합이 실제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만 대상으로 한 것이며, 연방에 충성한 노예주나 연방정부가 점령하고 있던 남부연합의 영토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전쟁기간 동안 노예해방령에 의해 직접적·간접적으로 자유의 몸이 된 노예는 20만 명이 채 못 되었지만 그것은 하나의 상징으로 대단한 의미가 있었다. 노예해방령은 링컨 행정부가 연방을 회복해야한다는 명분이 되었고 이런 대의는 결국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링컨 화폐(5달러)

 

인간으로서의 링컨은 신화로서의 링컨과는 평가가 다르다.

남북전쟁이 한창일 때 〈워싱턴 크로니클〉지는 확실한 판단, 감정의 냉정함, 목표를 향한 단호함, 최상의 도덕적 원칙, 강렬한 애국심 등의 면에서 그가 워싱턴과 닮았다고 칭찬했다.

〈버펄로 익스프레스〉지는 링컨이 뛰어난 중용과 격정에 사로잡히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워싱턴이라도 권력을 위한 권력의 행사에 그렇게 무관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학자들은 링컨 스스로도 그가 취한 조치가 일시적인 전쟁수단 외에 어떤 합헌성을 가지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전쟁이 끝난 뒤 노예의 자유를 보장하는 추가조치가 없었더라면 노예해방령으로 자유를 얻었던 노예가 과거 신분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 면으로만 보면 노예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수정헌법 제13조가 연방헌법의 한 부분으로 추가됨으로써 이러한 우려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그러므로 링컨이 실제로 노예해방론자가 결코 아니라는 부정적인 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링컨이 미국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미국을 지켜낸 지도자였고 궁극적으로 노예제가 완전히 폐지하는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는 점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혹자는 그야말로 링컨이 남북전쟁의 전황을 역전시키기 위해 노예해방을 궁극적으로 밀고나갔는데 이를 황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은 격으로 비견한다.

그러나 그가 뒷걸음치다 잡은 쥐가 노예해방이라는 대어였다는데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링컨이 노예해방 신봉자이든 아니든 그에 의해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미국은 지금] 링컨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해석」, 강준만, VOA, 2009년 02.13

「강준만의 세상이야기(링컨의 진실 : 토머스 J. 딜로렌조)」, 강준만, 인물과 사상, 2009년 11월

「'노예제 사죄' 최대 쟁점 부상」, 남경욱, 한국일보, 2001.8.31.

「링컨이 오늘 저격당한다면」, 시티신문, 2007.5.22.

「[미국은 지금] 링컨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해석」, 강준만, VOA, 2009년 02.13

「링컨 - Team of Rivals」, krkimm, 작업 가설, 2009.05.14.

「[Why] 처칠도 목격한 백악관 단골유령 링컨… 침실 벽난로선 정체불명의 음악 흘러나오기도」, 김신영, 조선일보, 2013.06.08.

「'[역사]미국의 두 얼굴 3부 : 1. 남북전쟁(civil war), 그 시작과 이면」, naemaeumdaero, 딴지일보, 2016.10.14

「에이브러험 링컨」, 나무위키

「에이브러햄 링컨/평가」, 나무위키

「링컨과 케네디의 공통점」, 나무위키

「게티스버그 전투」, 위키백과

https://www.smithsonianmag.com/history/john-browns-day-of-reckoning-139165084/ http://myhome.shinbiro.com/%7Enpsh/%C0%CE%B9%B0%C5%BD%B1%B8/%B8%B5%C4%C1.htm

https://qq9447.tistory.com/899

『세계의 상식백과』, 리더스다이제스트, 1983

『초능력과 미스터리의 세계』, 리더스다이제스트, 1994`

『섬의 세계사』, 박영준, 가람기획, 1999

『링컨의 진실』, 토머스 J. 딜로렌조, 사회평론, 2003

『스캔들의 역사』, 루스 웨스트하이머, 이마고,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