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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6)

Que sais 2021. 1. 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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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도 희생>

중국 정부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 하얼빈(哈爾濱)시 근교 핑팡(平房)지구에 있었던 일본 관동군 731부대 유적지에 조성한 <침화일군731부대죄증(罪證)박물관>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폴란드의 아유슈비츠 수용소, 일본의 히로시마 평화박물관이 이미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박물관에는 731부대 본부 건물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며, 731부대의 잔학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당시 실험에 쓰였던 집기류, 모형을 이용한 생체 실험 장면, 비디오 영상물 등도 전시돼 있다. 박물관에는 또 온도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하기 위해 수감자들을 고온과 저온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던 방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박물관에는 731 부대의 책임자인 이시이 시로와 다른 일본 관료들의 초상화도 있다. 그러나 이시이 시로를 포함해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전쟁 범죄자로 기소되지 않았다.

 

전시관 입구(tabinote 자료)

현재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731 부대의 행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2002일본 법원에서 731 부대의 행위 자체는 인정했지만 피해자들의 배상 요구는 기각했다. 20054월에도 일본 법원2차 세계대전 범죄에 대한 배상국가 간 해결할 문제지 개인이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중국인 희생자들은 731부대 생체실험과 난징대학살에 대한 배상금으로 일본 정부에 일인 당 1억 엔을 청구한 상태며, 대법원에 항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실험에 대한 전후의 대응일본과 연합군 모두 짜고치는 고스톱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731부대가 행한 인체실험은 나치의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 행해진 인체실험과 인체실험을 했다는 사실은 같으나 다소 성격이 다르다. 731 부대는 기본적으로 생화학 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군 부대였고, 인체실험은 생화학전술의 효과적 운용을 목적으로 군 내에서 조직적으로 실시되었다. 반면 나치의 강제수용소 자체는 군 부대가 아니라 유태인을 포함한 인종청소 및 절멸을 목적으로 한 시설이었고, 행해진 실험도 무기 개발 목적보다는 의학적 호기심에서 비롯된 실험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아우슈비츠 등에서 실험을 행한 이들이 친위대 소속 군의관이었고, 교도관들 또한 친위대나 국방군에서 차출된 자들이었으므로 사실상 731부대처럼 군부에 소속된 것이나 마찬가지임은 물론이다.

여하튼 기본적으로 연합군은 독일과 일본에서 자행된 생체실험이 인류 사상 가장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처사였다고 판단하면서도 그들이 얻은 지식이 인간에게 매우 도움된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독일의 포로수용소에서 생체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전승국인 미국과 러시아로 넘어갔으며 이들은 기소되기는 커녕 과학자로서 크게 우대받았다.

 

폰 브라운 박사

미국의 경우 독일이 보유했던 의학, 로켓, 비행기, 전자공학 등의 지식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과학자 유치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기도 했다. 페이퍼클립(Paper Clip)라고도 불리는 비밀 프로젝트는 1955년까지 760여명의 과학자들을 흡수했다. 이들에게는 미국시민권이 주어졌고 동시에 나치스에 협력했던 경력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미국이 달을 정복하는데 크게 공헌한 로켓과학자 폰 브라운(19121977)과 항공우주의학의 선구자인 슈트루크홀트(?1986)도 이 프로젝트의 수혜자이다.

인간 백정으로 불렸던 이시이 시로<도쿄국제군사법정>에서 당시 마루타 즉 생체실험 대상자를 이야기할 때 러시아인이 562, 한국인이 254, 나머지는 모두 중국인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전시관 인근 지역 개발과 함께 발굴된 유해 숫자가 급증하면서 최소한 1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인의 숫자가 상당수 상회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731부대 죄증진열관에 공개된 피해자 명단에 신원이 확인된 것은 심득룡(沈得龍), 이청천(李淸泉) 10명 미만이다. 심득룡은 당시 소련 극동 코민테른에서 파견한 공산당원으로 확인됐으며 이청천 등은 독립군이다.

한편 마루타로 희생된 사람 중에는 항일시인 윤동주(19171945)도 포함된다는 것이 그동안 계속 따라다니는 이야기다. 그런데 근래 윤동주 사망에 대한 진상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우선 윤동주731부대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19452월 즉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윤동주가 어떻게 731부대의 희생자로 거론되느냐이다.

이는 미국 정부기록보존소(NARA)에 보관되어있는 후쿠오카 규슈제국대학에서 실시한 미군 대상 생체실험에 대한 기록에 근거한다. 19455월 추락한 미군 B29 폭격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11이 일본군에 체포되었고 이들 중 8명이 인체실험 대상이었다. 규슈제국대학 의학부 제1외과 이시야마 후쿠지로와 제자들은 포로 8명의 혈액을 뽑아낸 뒤 바닷물을 주입하는 생체실험을 진행했. 당시 실험 기록이 다음과 같이 남아있다.

 

517일 포로 2명의 한쪽 폐를 전부 적출

522일 포로 2명 중 1명에게 위 전 적출 수술. 대동맥을 압박해 지혈하고 심장 정지시킨 후 개흉 심장 마사지, 심장 수술, 나머지 1명은 상복부 절개하고 담낭을 적출, 간장의 편엽을 절제

525일 포로 1명에게 뇌수술(3차 신경 차단)

62 포로 3명 가운데 1명에게 오른쪽 대퇴동맥에서 약 500cc를 채혈한 후 대용 혈액약 300cc 주사. 1명에게 폐동격 수술, 나머지 1명에게 담낭 적출, 대용 혈액 200cc 주사, 간장 절제, 개흉 심장 마사지, 심근 절개 및 봉합, 대동맥 압박 지혈

 

이 생체실험은 집도 책임자였던 이시야마(石山)는 종전 뒤에 전범으로 기소되어 취조 받다가 자살했다. 인체에 바닷물을 주입할 경우, 바닷물에 포함된 동물성 플랑크톤 등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뇌까지 혈액이 전달되면 혈액이 뇌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때의 증상이 뇌일혈과 같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윤동주의 죽음은 공식적으로는 뇌일혈로 인한 사망이다. 당시 규슈제국대학에서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료실험을 했는데 윤동주도 뇌일혈로 사망했다는 것을 볼 때 미국인과 같은 생체실험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네티즌 <죽림>은 윤동주의 사망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우선 윤시인이 인공혈액의 투여량에 따라 반응을 측정하기 위한 인체해부실험대상 마루타가 된 것은 아님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즉 후쿠오카 형무소의 재소자인 윤동주에 대한 주사는 인공혈액주사에 의한 생체실험이 아니라 중국에서 일본731부대가 봉천 연합군 포로수용소의 미군들에게 주사한 발진티푸스, 성홍열, 이질 등의 백신실험주사 투여했는데 당시 많은 미군포로가 그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건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치안유지법 등의 가벼운 형을 받은 윤동주 시인에게 일본의 사형수에 해당하는 마루타와 같이 생체부검이 필요로 한 인공혈액의 수혈로 인한 사망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윤동주의 사인뇌일혈이라는 것은 백신실험주사의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동주

네티즌 <죽림>은 우선 윤동주가 인공혈액의 생체실험대상자였다면 후쿠오카 형무소 아니라 큐슈대학 실험실에서 생체해부로 살해당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윤동주를 상대로 한 후쿠오카형무소에서의 주사는 이질에 대한 백신실험주사로 이의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부위에 대한 생채해부를 즉시 시행하지 않고 윤동주의 가족에게 시체를 반환 통지했다는 것은 적어도 마루타의 인공혈액생체실험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추후에 큐슈대학에서 이질과 관련된 많은 연구논문의 발표가 있었다는 것도 이런 주장을 보완해준다.

그러나 윤동주 시인이 731부대에서 마루타처럼 생체실험으로 사망한 것은 아니지만 후쿠오카 교도소에서 인체실험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것은 사실이다. 윤동주에 대해 마루타와 같은 생체실험으로 사망했다고 계속 나오는 이유다.

여하튼 한국의 저명한 시인과 독립군들이 일제 강점기에 희생이 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껄끄러운 일인데 그들의 이야기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과학자 30여만 명이 교육받는 미 국립보건원(NIH)NIH 연구 윤리 연보19321945년 항목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일본 제국주의 731부대는 한국의 저명한 시인인 윤동주와 독립 투사 영웅인 이청천 같은 한국인 수감자와 민간인에게 생체 실험이라는 만행을 저질렀다.'

 

여기에는 더불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일본군 731부대 과학자들이 중국인 전쟁 포로 수천 명에게 극악무도한 생물·화학무기 실험, 백신 실험과 생체 해부를 포함한 상처 치료와 수술 연구를 자행했다. '미국 정부는 생물·화학무기 연구 자료를 넘겨받는 대신 일본 과학자들을 전범으로 처벌하지 않는 데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731부대 만행을 묵인했다는 내용까지 기재된 것이다. 이는 과학자 집안인 조박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 가족5년 넘는 끈질기게 731부대 내역을 삽입토록 노력하여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동 내용을 삽입했다고 알려진다.

 

참고문헌 :

원자폭탄과 생체실험, 홍대길, 과학동아19996

‘731부대 박물관세계유산 신청에 일 전전긍긍, 전홍기혜, 프레시안, 2005.5.7.

731부대, 민간인 지역서도 세균 실험, 양승식, 조선일보, 2013.10.30.

[단독] '이청천까지 생체실험' 만행 자료 내밀며 5년간 매주 NIH 설득, 이영완, 조선일보, 2021.01.07

이시이 시로, 나무위키

731부대, 나무위키

http://m.blog.daum.net/blessforyou/7817

기이한 역사, 존 리처드 스티븐스, 예담, 1998

도쿄 대재판, 황허이, 예담, 1999

이인식의 과학생각, 이인식, 생각의 나무, 2002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 어니스트 볼크먼, 이마고,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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