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바빌론의 공중 정원과 바벨탑

노아의 홍수(4)

Que sais 2021. 1. 2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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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구약성서는 기원전 12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경까지의 약 1,000년에 걸친 이스라엘 민족의 기록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학자들은 이스라엘 민족이 원래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살고 있던 셈족의 일원으로 기원전 586년에 나라를 잃은 후 바빌론에 끌려가 포로 생활을 할 때 그곳에서 들은 자신들의 선조가 겪었던 이야기, 즉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를 자신들의 역사로 〈창세기〉에 삽입했다고 믿는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이르시되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시니라.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여호와는 인류를 홍수로 심판하고자 결심하고 신앙심이 깊은 노아에게는 이 재앙을 피할 수 있도록 미리 경고해 주었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만 보면 길가메시의 서사시와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성경의 한 단어 한 단어를 사실로 믿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노아의 홍수가 길가메시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가 아라라트 산에 닿아 그곳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고 적혀 있다. 7월 17일에 방주가 아라라트 산에 머물렀으며 물이 점점 줄어 10월 1일이 되자 산봉우리가 보였다(창세기 8장).
아라라트는 터키와 이란, 옛 소련 국경에 걸쳐있는 산이다. 아라라트 산은 기후 변동이 심하며 만년설로 뒤덮여 있는 해발 5,165미터의 산이므로 이 정도 높이의 아라라트 산이 수중에 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비가 왔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노아의 홍수는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기한다. 한마디로 노아의 홍수와 노아의 방주에 대한 과학적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노아의 홍수에 대해 설명하는 근저는 명확하다. 종교와 과학의 부분을 분리하여 종교에서 설명하는 주장에 반론 등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곳에서는 노아의 홍수 및 노아의 방주에 대한 비교적 과학적인 잣대로 홍수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을 살펴본다. 그런데 노아의 홍수를 다룰 때 제일 먼저 지적할 점은 홍수의 이야기는 기독교의 전용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전설 중 하나라는 것이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고대 남아메리카 잉카족, 마야 족은 물론 그리스인과 켈트족, 게르만 족에도 대홍수에 대한 전설이 있다.
이들 전설에 의하면 공통적으로 소수의 사람들이 계획에 따라 또는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 이들은 배나 뗏목을 타고 목숨을 건지기도 하고 동굴이나 성에 숨기도 한다. 생존자들은 대재앙이 지난 후 새로운 인류가 되어 새 역사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와 같이 수많은 홍수의 전설이 여러 민족에게 남아 있는 하나 또는 몇 개의 자연재해에 대한 기억의 흔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즉 여러 문명들에서 엇비슷한 시기에 다음 세대에 전해줄 만한 세계적인 대 재앙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학자들은 최종 빙하기 이후 지구의 기온이 상승했고 그에 따라 거대한 빙하가 서서히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특히 기온 상승으로 인해 스칸디나비아 빙벽이 녹아 발트 해로 무너져 내렸고 그 결과 바닷물이 범람하는 재해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흑해범람흔적

학자들이 야심차게 제시하는 거대 홍수에 관한 이야기는 흑해의 범람 가설이다.
유럽에서 대단위 기상학적 이변이 일어났다는 설명으로 그 시기는 대략 기원전 6700년경이다. 원래는 훨씬 작은 민물 호수였던 흑해가 홍수 때문에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거대한 흑해로 변했다는 것이다. 지진이나 해일 또는 이와 유사한 어떤 지질학적 변동이 지중해의 바닷물을 오늘날의 이스탄불 근해인 마르마라 해까지 넘쳐흐르게 했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흑해로 흘러들어왔다.
이 일로 흑해가 크게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까지 육지로 이어져 있던 유럽과 아시아 대륙, 즉 흑해와 지중해 사이의 연결 통로가 끊어졌다. 아마도 수년 동안 지중해의 바닷물이 강물로 흘러들어 오면서 해안가의 넓은 지역을 뒤덮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것은 성서에 기록된 홍수이야기와 매우 유사하다. 즉 이들 재난이 기후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이 이야기가 계속 전승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이러한 비교적 설득력 있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성서학자들은 끄떡하지 않는다. 그 정도의 재난으로는 성서에 적혀있는 대홍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노아의 대홍수는 아라라트 산이 잠길 정도의 엄청난 규모였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은 대홍수의 물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점이다. 상식적으로는 비는 대기 중에서 와야 한다. 즉 대기에 있는 전체 수증기가 응집되어 폭우로 변하여 지상에 쏟아져 지구를 뒤덮었다는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1m² 땅 위에 서 있는 공기의 기둥을 가정할 때 그 속에 포함된 수증기는 평균 16〜25kg 정도가 된다. 이 수증기가 모두 비가 되어 내린다면 2.5센티미터 정도가 된다. 이 물도 떨어진 물이 단 한 방울도 땅 속으로 스며들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의 계산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 바닷물의 양을 계산하면 아무리 세계를 뒤덮을 만한 홍수가 일어났더라도 3,000미터 이상이나 되는 높이로 배가 올라갈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더욱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그 정도의 대홍수가 일어났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네티즌 ‘kyo1654’는 더욱 시니컬하게 말한다. 성서 시대에 쏟아진 폭우는 폭우가 아니라 오히려 약한 가랑비 정도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40일 동안 밤낮으로 내려서 강수랑이 2.5센티미터였다면 하루 동안에 내린 비는 0.6m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 온종일 계속 내리는 가을날의 가랑비도 이것보다 20배 이상의 강우량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지적은 과연 노아의 방주에 지상의 모든 생물 한 쌍씩을 태우는 것이 가능한가이다. 성경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에는 조류,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와 곤충류 그리고 소위 ‘깨끗하지 못한 종’은 각 한 쌍씩, ‘깨끗한 종’은 7쌍씩 방주에 태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에반 올마이티

그런데 과연 노아가 자신이 살던 지역으로부터 18,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대륙을 여행하며 단기간에 동물들을 모아온다는 것은 가능하냐이다. 한마디로 아메리카 동물인 라마나 알파파 같은 동물은 물론 캥거루나 코알라 같은 호주 대륙 동물들도 방주에 태우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2007년에 개봉된 「에반 올마이티」에서 이 문제의 해결법을 알려준다.

‘새 집, 새 자동차, 화목한 가족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 당선까지 막힘 없이 술술 일이 풀리던 에반(스티브 카렐)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매일 맞춰놓지도 않은 새벽에 알람이 울리고 주문하지도 않은 목재와, 망치, 못과 같은 공구가 배달되는데 신(모건 프리먼)이 나타나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방주를 세우라는 미션을 내린다.
에반이 이를 무시하자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쌍쌍으로 그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기 시작하여 평화롭던 생활이 엉망이 되자 결국 그는 가족들과 동물들의 도움으로 방주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영화 자체가 코미디이지만 영화 제작에서 고민은 수많은 동물 배우들을 일사불란하게 촬영의도에 맞게 연기토록 하는 것이다. 최대한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귀하게 모셔온 177종 이상의 동물 배우들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보면 노아가 방주에 동물들을 제대로 태우는 것은 물론 이들을 수배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영화는 노아의 고민을 간단하게 해결한다. 바로 신이 동물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노아의 경우에도 이런 배려가 있다면 문제가 없는 일이다.
학자들은 동물이 확보되었다면 노아의 방주에 지상의 모든 생물 한 쌍씩을 태우는 것이 가능한가를 검토했다. 우선 방주의 크기는 성경의 말대로라면 길이 300큐빗, 폭 50큐빗, 높이 30큐빗이다. 1큐빗은 팔굽에서 손끝까지의 길이로 17〜21인치에 해당한다. 이를 현대 치수로 환산하면 대체로 길이 약 135미터, 폭 22.5미터, 높이는 3층 정도인 약 13.5미터다. 이에 따르면 총 면적은 3,040 × 3 = 9,120세제곱미터다.
지상의 포유동물은 약 3,500 종류가 있는데 이들을 태우는 것으로만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홍수가 계속되는 150일간 동물을 먹이기 위한 식량을 비축해 둘 장소도 필요하다. 또 육식동물은 그들만 넣는 것이 아니라 그들 먹이가 되는 동물을 둘 장소와 또 그 먹이가 되는 동물들이 먹을 식량을 두는 장소도 할당해야 한다. 호랑이, 사자에게 풀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포유동물만 채운다 해도 포유동물 한 종류에 할당된 면적은 불과 9,120 × 3,500 = 2.6제곱미터에 불과한데 코끼리, 코뿔소, 기린 등은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노아의 가족도 있고 동물의 우리와 우리 사이로 통로도 만들어야 하므로 거대한 노아의 방주라도 택도 없이 면적이 부족하다. 그런데 포유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아의 방주에는 포유동물 외에 다른 많은 지상의 생물에게도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들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종류는 훨씬 많다. 그 수는 현대 학자의 추정치로만 계상해도 조류 13,000, 파충류 3,500, 양서류 1,400, 거미류 16,000, 곤충류 360,000 종류로 이들이 반드시 들어가야한다면 방주 내에서 견뎌야 할 동물에게 제공되는 면적이 너무나 부족하다.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어류도 노아가 보살폈느냐는 점이다. 바다 속에 있는 모든 어류를 어항 속에 넣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중 생물이라 하더라도 종에 따라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각각 다른데 전지구가 덮힐 정도로 비가 왔다면 담수와 염수가 급작스럽게 섞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비가 많이 내려 짠물인 바다가 민물로 바뀔 정도라면 수중 생물의 경우 급격한 삼투압 변화로 인해 대부분의 수생생물들이 폐사하게 된다. 이 문제도 노아가 해결해야하는데 적어도 고래나 상어 등을 배에 태우려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매우 흥미로운 질문도 있다. 공룡도 방주에 있었을까하는 점이다.
창조론자들의 답변은 당연히 있었다는 것이다. 공룡도 다른 동물들과 함께 신이 만든 육상동물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규모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공룡의 새끼는 매우 작으므로 아파토사우르스나 브라키오사우르스 같은 거대한 공룡들도 방주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보면 코끼리와 하마도 같은 방법으로 선택되었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신이 못 이루는 일이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서 공룡이 노아 홍수 오래 전에 멸종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한 반론이 매우 신선하다. 공룡이 인간이 출현하기 훨씬 이전에 멸종했다는 믿음은 진화론적 사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문제는 여기에서 부연하지 않는다.
문제는 번식이다. 21세기 다소 여건이 좋은 동물원에서도 번식시키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 종의 멸종은 그 종의 마지막 개체가 사망함으로써 사라지게 되는데 개체수가 특정 숫자 이하로 떨어지면 멸종이 가속화된다. 예를 들어 다소 생활 방식이 까다로운 팬더가 자연 상태에서 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는 1,000마리 정도로 알려진다. 노아의 방주에 탄 팬더가 홍수 이후에 한 쌍 혹은 7쌍 만으로 생존했다는 것인데 현대 유전학적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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