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래?(한국불가사의)/한국인과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61) : 나도 네안데르탈인(3)

Que sais 2021. 2. 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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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기원설 재등장>

20세기 초에 인류의 기원중앙아시아로 설명되더니 아프리카로 변경된 것은 아프리카에서 상당히 많은 고인류 화석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북경원인, 자바원인 등이 발견되어 중앙아시아 기원설이 기선을 잡았지만 아프리카처럼 연속적인 발견이 이어지지 않았으므로 이를 대체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직도 동아시아 기원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 고인류학계의 묘미. 아프리카 출발설에 의하면 대체로 호모에렉투스200만 년 전에서 180만 년 전에 태어나 10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탈출하여 세계의 현생인류 시조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조지아에 위치한 마을 드마니시에서 호모 에렉투스 게오르기쿠스(Homo Erectus georgicus)라 명명되는 5개의 185만 년 전 인류 화석을 발견했다. 년대에 약간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들 연대가 사실이라면 100만 년 전에 출발한 호모에렉투스185만 년의 드마니시에서 발견될 리 없는 일이다.

이 문제는 다시 인류의 기원지가 어디인가로 비화되었다.

<네이처>20167 그야말로 놀라운 논문을 게재했다. 제목도 잊힌 대륙」으로 매우 자극적이다. 내용은 중국인류 진화 역사에서 오랫동안 배제돼 있었지만 이제 주 무대로 복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논문에 의하면 인류 진화라는 드라마의 무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인류 진화의 주무대는 아프리카. 200만 년 전에 태어난 직계 조상 중 하나인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으며 현생인류가 약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아프리카 가설이다. 또한 약 300400만 년 전 두 발로 걸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친척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의 화석이 나온 곳도 모두 아프리카다.

처음에는 현생인류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극히 혐오했는데 유럽인들이 이를 수용한 것은 정황이 바뀌면서 약간의 자존심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기원아프리카를 인정하더라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시조로 볼 수 있는 크로마뇽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결국 지구를 석권했는데 크로마뇽인유럽인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어디서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산 크로마뇽인이 아프리카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다는데 위안을 받은 것이다.

이에 따르면 굳이 호모에렉투스를 강조할 이유도 없었다. 북경원인과 자바원인또는 네안데르탈인호모에렉투스이고 크로마뇽인호모에렉투스일지도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유럽에 기반을 잡은 크로마뇽인은 아시아의 호모 에렉투스는 물론 네안데르탈인인과 상당히 일찍 가문이 갈라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네이처>가 이런 기존 정설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근래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면서부터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새로 쏟아져 나오는 중국의 고인류 화석들의 연대. 중국에서 상당히 오래된 화석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중국 중부에서 발견된 화석의 경우 최고(最古) 90만 년 전 것도 있다. 북경원인7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제는 이 연대가 유럽 학자들이 쓴 인류 진화 시나리오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67<네이처>지가 잊힌 대륙으로 아프리카 위주로 되어 있는 인류의 기원설재조명한 후 곧이어 이에 부응하는 증거물이 제시되었다.

2018<중국과학원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자우위 저(Zhaoyu Zhu) 박사가 북부 중앙아시아 한 절벽에서 160210만 년 전석기도구 96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유적이 발견된 곳은 북경으로부터 약 1,200km 떨어진 황투 고원의 샹첸(Shangchen) 유적지로 이들 석기도구는 동물의 뼈를 다듬거나 충격을 가하고 육류를 해체하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도기는 185만 년 전드마니시 유적보다 최고 25만 년 더 앞선다.

인류의 기원이 중앙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변경되면서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호모 에렉투스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중국 북부 중앙아시아에서 발견한 석기도구는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도구보다 25만 년이 더 앞선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호모에렉투스200만 년 전에서 180만 년 전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전에 나타났고 이들이 중국까지 이동했다는 것이다. 반면 두 번째 주장은 인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것이 아니라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살고 있었으며 이들이 역으로 세계로 분포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중국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년대적으로 보아 이들이 인류 조상과 시기적으로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인류의 기원중앙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넘어간 이유가 관련 화석들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바로 이런 문제를 샹첸 화석이 제기한 것이다.

고고학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고고학계의 통설은 다음과 같다.

 

부족한 화석은 해당 생명체가 특정 지역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유골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초 인류의 기원중앙아시아로 간주했지만 연관되는 화석들이 발견되지 않아 아프리카 기원설로 옮겨졌는데 이 역시 수많은 문제들이 제기되자 바로 그 역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아직 인류의 기원문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한 고인류 연구>

고인류학계에서 약 200만 년 전호모 에렉투스가 태어났다는데 이론을 걸지 않는다.

호모에렉투스현생인류와 체격이 거의 비슷한 강건한 몸집과 우리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큰 두뇌를 갖고 있었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들은 탁월한 신체적, 지적 조건을 기반으로 매우 빠른 시기에 인류의 요람아프리카 밖을 최초로 벗어나 아시아로 확산했다. 그리고 놀라운 환경 적응력으로 북경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곳곳에 퍼져 살았다. 그러므로 유럽 땅에서 진화한 네안데르탈인과 아프리카에서 다시 진화한 현생인류 등 모두 공평하게(?)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이 된다.

이를 두고 앞에 설명한 아프리카 가설다지역기원설이 대결한다.

문제는 현재까지 발견된 각지의 화석을 감안할 때 현생인류의 등장두 가설 중 한 가지로 딱 자른다면 수많은 의문점들이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이브든 다지역기원설이든 호모에렉투스가 매우 빠른 시기에 아프리카를 탈출하여 각지에 분포된 후 아프리카나 유럽에서 새로 진화한 호모사피엔스가 기존에 각 지역에 살고 있던 호모 에렉투스와 서로 섞이면서 함께 진화했다고 설명된다. 그런데 화석에 의하면 그동안 굳게 견지되던 아프리카 원류의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예 아시아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인류에 관한 내용이므로 앞에서 다루었던 부분이 있더라도 총정리 뜻으로 이곳에서 다시 설명한다. 터키 북동쪽,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카프카스 현재의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인 그루지야의 조지아 드마니시 지역에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상한 인류 화석이 발견됐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했다. 성인 남성 2, 노인 1, 여성 1, 어린이 1명 등 총 5구의 완벽한 형태를 갖춘 유골이다.

두뇌와 몸집이 작은 화석으로, 몸집은 어린아이만 하고 두뇌는 침팬지보다 조금 크다. 30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거의 비슷한데 놀라운 것은 연대다. 18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일반적으로 호모에렉투스100만 년 전 경아프리카를 출발했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이 연대가 맞다면 통상으로 인정되던 것보다 무려 8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들 두개골은 현생인류로 볼 수 있는 호미니드보다는 유인원에 가까웠다.

이들은 두개골의 눈두덩뼈가 얇고 코가 작았으며, 뇌의 크기는 현생인류의 절반도 안 된다. 연구 자료에 의하면 30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200만 년 전 초기 인류와 비슷한 정도로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루돌펜시스 등 다양한 종의 특징이 한꺼번에 보여준다. 바로 드마니시.

드마니시가 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그동안 인간류가 처음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한 것은 호모에렉투스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덩치 큰 호모에렉투스가 아니라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정도의 작고 덜 진화한 인류가 아프리카 밖으로 먼저 나갔다고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250만 년 전 에티오피아의 지층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가 발견된다. 이들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와 비슷한 치아를 갖고 있으며 생존년대가 250만 년 전임에도 다리를 길게하고 뇌를 발달시켰다. 그러므로 일부 학자들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최초의 현생인류라고도 설명하는 호모하빌리스를 연결하는 고리라고 설명한다.

여하튼 18024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 살던 호모 하빌리스는 주로 동굴에서 살며 추운기후를 이겨냈다. 특히 그들은 도구를 사용최초의 고인류이지만 팔이 길고 다리가 짧아 도보로 이동한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에 더 적합했다. 그런데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고인류가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에서 발견되었으니 학자들이 놀란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욱 학자들이 놀라는 것은 거주지를 이동하려 했던 흔적도 없고 이동을 염두에 두고 거주지를 짓지도 않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