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래?(한국불가사의)/한국인과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63) : 나도 네안데르탈인(5)

Que sais 2021. 2. 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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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조에 관한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이를 말끔하게 설명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현장을 일일이 확인하면 간단하지만 타임머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로 이를 재구성해보는 것이 최선인데 그동안 이를 설명하기 위해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우리 현생인류가 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호모에렉투스100여 만 년 전아프리카를 떠난 후 20만 년 전에 다시 아프리카이브가 아프리카를 떠나 그동안 지구 각지에 퍼져있던 선조들을 대체하여 현생인류가 되었다는 아프리카이브설이다. 둘째는 호모에렉투스가 떠난 것은 사실인데 이들이 각지역에 분포되어 각지의 특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발전했다는 것을 다지역기원설로 설명했다. 이어서 초미의 관심으로 고인류학계를 달군 크로마뇽인과 네안데르탈인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고 또한 인류의 기원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나뉜다는 것도 설명했다.

앞에서 여러 번 설명되어 중복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그동안 네안데르탈인을 조상으로 본다는 자체를 모욕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하자 원숭이가 인간이 되었다는 말에 발끈하여 아직도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인데 네안데르탈인도 마찬가지다. 네안데르탈인을 복원한 모형을 보면 현생인류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으므로 이를 철저하게 부정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일부 지구인들이 반대하고 혐오한다고 하여 이를 덮지 않는다는데 중요성이 있다. 여하튼 네안데르탈인은 대체로 5040만 년 전에 출현하여 오늘날의 서유럽에서 중앙아시아까지 퍼져 살았다. 수렵 채집인으로서 어떤 지역에서는 동굴에 거주하기도 했는데 4만 년 전 사라지기전까지 여러 차례의 빙하기를 헤쳐오기도 했다.

여기에서 앞의 설명을 가능한 한 중복하지 않으면서 결론을 먼저 이야기한다.

크로마뇽인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동시대 동지역에 함께 살면서 교배했는데 그 결과 아프리카의 일부 현생인류를 제외하고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한국인들에게도 1.52.0% 정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섞여 있다고 설명된다.

이런 연구 결과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분석기법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아직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한민족이 네안데르탈인과 혼혈이라는 것은 많은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스반테 페보 박사200640,000여 년 전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DNA 분석 결과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그런데 페보 박사현생 유라시아인의 유전자 중 4%는 네안데르탈인, 남태평양 원주민인 멜라네시아인의 유전자 중 46%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원래 남자와 여자가 각각 50%의 유전자를 자식에게 전해주는데 이들의 유전자시대가 갈수록 작아지기 마련이다. 과거의 경우 한 세대를 대체로 30년으로 본다면 10세대300년 후에는 초기 유전자의 1,024분에 1만 전달된다.

어떤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만약 6만 년 전에 후손에게 전해졌다면 무려 2,000세대가 지나며 이때 유전자가 전달되는 숫자는 상상할 수 없이 작아진다. 10세대에 1,024분의 1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대인의 46%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들 결과를 토대로 페보 박사중동에 있던 현생인류가 이미 정착해 있던 네안데르탈인과 섞인 뒤 전 세계로 흩어져 지금의 아시아인과 유럽인, 멜라네시아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중동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만났던 현생인류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해안선을 따라 한반도까지 진출했다는 것이다.

페보 박사의 연구가 발표되자 곧바로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세계의 언론을 장식했다. 내 안에 네안데르탈인이 있다, 사람과 네안데르탈인은 섹스를 했다등이다.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대인에게 들어있다는 강타는 계속 이어졌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면역유전학 연구팀은 현생인류가 호모속()의 다른 종()들과 교잡(交雜)하고 유전자를 교환했음을 보여 주는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인체 면역 시스템의 핵심 요소이면서 변이가 심한 인간백혈구(HLA) 유전자 분포를 주로 분석한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HLA-B*13이라는 특유의 변이 유전자아프리카인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서아시아인에게는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또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HLA-A 변이 유전자는 현재 파푸아뉴기니인의 95.3%, 일본인의 80.7%, 중국인의 72.2%, 유럽인의 51.7%, 아프리카인의 6.7%에서 관찰됐다. 일본과 중국인에게 70%이상이 있다는 것은 한국인에게도 이 정도의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니소바인은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으로 2008년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Denisova Cave)에서 발견된 치아와 손가락뼈로 그 존재가 처음 밝혀진 호모속의 별개 종이다. 데니소바인80만 년 전 현대인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대체로 네안데르탈인, 호모 플로레시엔시스(플로레스인) 그리고 소위 호모사피엔스와 함께 4대 원시인류로 존재했다고 추정한다.

이 말은 초기 구석기시대와 중석기시대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그리고 미확인 호미닌들 사이에 여러 차례에 걸친 독립적 이종 교배사건들이 벌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놀랍게도 현생인류 가운데 뉴기니아와 호주에 사는 원주민 게놈의 5%가 데니소바인 DNA에서 유래했으며 동남아시아 사람들과도 비슷하다. 즉 수 만 년 전 시베리아를 지나던 한 현생인류 집단에 데니소바인이 유입됐고 이들이 뉴기니와 호주에 정착한 것인데 학자들은 그 후 어느 시점에서 시베리아의 데니소바인멸종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뿐이 아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몸집과 두뇌 크기가 작은 플로레스인은 실존했음도 밝혀졌다. 1만 년 전에서 9만 년 전 사이에 인도네시아에서 살던 인류로 현재 멸종한 것으로 추정한다.

현생인류는 원래 HLA 다양성이 제한된 작은 집단이었다. 그러나 다른 인류와의 교잡을 통해 다양한 HLA 변이 유전자를 받아들임으로써 생존력이 강해졌고 질병 저항력도 높아져 거대 집단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설명한다.

여하튼 현대를 살고 있는 한국인에게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인데 이를 증빙하는 증거도 제시되었다. 201410, <월간조선>임도경나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로 그야말로 놀라운 글을 발표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주관한 지노그래픽 프로젝트(Geno-Graphic Project)에 자신과 남편의 유전자를 체크한 결과 그녀의 유전자에서는 2.6%의 네안데르탈인과 1.8%의 데니소바인 유전자가 나왔고, 남편 것에서는 1.4%의 네안데르탈인과 2.2%의 데니소바인 유전자 그리고 아메리카인디언의 유전자가 2% 나왔다는 내용이다. 보통 () 아프리카 인류에게서는 2%의 네안데르탈인의 흔적과 2% 데니소바인의 흔적이 나타나는데 한국인에게도 정확히 이들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그녀의 남편의 유전자에서는 동북아시아인 72%, 동남아시아인 26%아메리카 인디언의 유전자가 2%나 나왔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분포는 한국인으로는 드문 케이스로 그의 아버지는 동남아시아계, 어머니는 중국계에 속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네안데르탈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뭉툭한 코에 큰 머리, 다부진 체격 등인데, 이들의 머리 크기 즉 두뇌 용적은 현생 인류보다 10% 정도 더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두뇌가 크다고 해서 꼭 정비례해서 지능이 더 높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 못지않게 머리가 좋았던 것은 분명하며, 체격 역시 근육질의 강인함 몸을 지니고 있었다.

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신체적 조건이 호모 사피엔스를 능가했을 뿐 아니라 지능 및 문화적 수준 역시 호모 사피엔스에 못지않게 높았으므로 개별적으로 맞붙었다면 크로마뇽인이 네안데르탈인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모 사피엔스는 살아남은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사라졌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