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67) : 나도 네안데르탈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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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안데르탈인의 새로운 평가>

그동안 한마디로 야만적이고 으르렁 거리는 하위 인간으로 묘사되었던 네안데르탈인이 현재 현대 인간과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졌으며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현재까지 도출된 자료를 주제별로 설명하면서, 그동안 ‘한국인과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한다. 앞에서 설명된 내용도 다소 있음은 물론이다. 참고적으로 이곳에서 설명되는 연대나 서술은 고고학을 다루는 정보이므로 앞으로 수많은 변동요인이 있음을 감안하기 바란다.

 

① 네안데르탈인 사용한 도구

2010년대 만해도 고고학계에서의 지배적인 믿음은 네안데르탈인이 예리한 돌과 같은 매우 단순한 도구만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래의 고고학적 증거는 이를 완전히 부정한다.

프랑스의 론 계곡 중부의 아브리 뒤 마라(Abri du Maras)에서 발견된 유물은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곳에서 르발루아(Levalloise) 플레이크, 꼬인 섬유의 흔적, 밧줄이나 끈을 만드는 방법, 복잡한 발사 기술을 보여주는 6개의 석판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이들 도구 제작 능력 일부를 호모사피엔스에게 전수했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과학자들이 프랑스 남서부의 사슴 갈비로 만든 50,000 년 된 도구를 발견했는데 이들 도구는 오늘날에도 가죽을 다루는 장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도구는 약 10,000년 후 초기 호모사피엔스 즉 크로마뇽인이 거주했던 장소에서 발견된 다른 도구와 유사하다. 이들 도구 역시 네안데르탈인에서 크로마뇽인에게 전수되었다는 것이다.

 

② 네안데르탈인의 언어 소통

네안데르탈인의 언어 소통은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의 관심거리로 일반적으로 말과 언어에 필요한 인지 능력과 음성 하드웨어가 부족하여 끙끙거리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말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다고 설명되었다. 그런데 근래의 연구는 이 역시 부정한다.

과학자들이 1989년 이스라엘의 케 바라 동굴에서 발견된 6만년 된 네안데르탈인 설골 뼈를 3D X-선 영상 기술을 사용하여 검사했다. 설골 뼈는 목의 윗부분, 하악 아래 위쪽에 위치하는데 지금까지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에게만 존재한다.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다름없이 성대를 사용했음을 알려준다.

 

③ 네안데르탈인의 매장

네안데르탈인의 매장이 큰 논쟁거리가 된 것은 네안데르탈인이 원시인에 불과한데 매장 즉 죽은 사람을 묻을 만큼 충분히 교양화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이제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니다.

프랑스의 라샤펠오셍트(La Chappele-aux Saints)에 있는 5만 년 전의 동굴에서 발견된 유골은 조심스럽게 무덤에 묻혀있었다. 특히 시체를 파헤치려는 동물로부터 그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한 흔적도 발견되었다.

1961년에 록드마살(Roc de Marsal)에서 발견된 3살 정도의 어린아이는 7만 년 전에 사망했는데 보존상태가 매우 좋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어린아이를 자연적으로 움푹 패인 곳에 넣은 후 머리와 다리에 손을 대고 뱃속에 누워 있는 호의 형태로 놓았다. 특히 90도로 구부린 다음 흙으로 덮었는데 이와 같이 네안데르탈인이 죽은 시신을 묻었다는 것은 그들이 고도의 문화적 정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과학자들이 네안데르탈인의 매장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은 매장이 보존의 기회를 크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현재 각지에서 네안데르탈인들의 유골을 비롯하여 많은 사용품들이 발견되어 그들의 풍부한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하다.

 

④ 네안데르탈인의 거주

과거에 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공간을 조직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선입견을 견지했다. 크로마뇽인 즉 호모사피엔스에 의해 비로소 이런 풍족한 문화생활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고고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음식을 준비하고, 잠을 자고, 도구를 만들고, 공동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조직적이고 깨끗하게 집을 유지했다는 서식처를 발견했다.

상층에는 잡은 동물을 죽인 동물의 뼈가 주로 발견되었고 중간층은 작업의 흔적이 많이 발견되었고 장기적인 수면 공간으로 배치했다. 동굴 뒤쪽의 난로 주변은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인공물을 배포했다. 마지막으로 최하층에 동물의 뼈와 석기 도구를 서식처의 뒤쪽이 아닌 앞쪽에 보관하여 햇빛을 활용하면서 도구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완벽한 주거지를 네안데르탈인이 활용했다는 것이다.

 

⑤ 네안데르탈인은 날고기만을 먹었다.

네안데르탈인은 한때 갓 사냥한 동물의 생고기를 찢어내는 원숭이 같은 호미니드로 묘사되기도 했다. 네안데르탈인들이 거의 육식만 했다는 것은 정설로 인식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의 주 거주지인 유라시아의 긴 겨울로 인해 식물 가용성이 제한되어 네안데르탈인으로 하여금 고기에 더 많이 의존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은 계절에 특화된 사냥꾼으로 겨울에는 순록, 여름에는 붉은 사슴을 사냥했다. 그러나 네안데르탈인이 육식만 한 것은 아니다. 네안데르탈인은 각지의 기후와 상황에 맞게 적응했는데 지브롤터 해안 지역에는 물고기, 연체 동물, 물개, 심지어 돌고래와 같은 해양 자원을 이용했다는 증거도 발견된다.

더욱이 스페인의 엘 시드 론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 치아에 석회화된 플라크가 발견되어 네안데르탈인이 야채를 요리하고 쓴 맛이 나는 약용 식물을 먹었음이 분명하다고 발표되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고기를 포함하여 식물도 먹어 나름대로 균형있는 식단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⑥ 네안데르탈인의 문화 생활

네안데르탈인이 설사 매장 습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장은 습관적이므로 문화적 소양은 아니라고 설명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네안데르탈인에게 문화적 소양이 없다는 뜻인데 이는 동굴벽화의 등장으로 변경되었다. 스페인 엘 카스티요 동굴 등 암각화는 네안데르탈인이 만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네안데르탈인이 음악도 즐겼음이 분명하다. 1995년 슬로베니아의 한 동굴에서 디비에 바크(Divje Babe) 플루트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플루트는 동굴 곰의 대퇴골 조각에 구멍을 뚫은 것으로, 무려 60,000년 전에서 4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부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음악을 연주했다는데 펄쩍 뛰면서 발견된 뼈 구멍은 어떤 동물이 곰의 뼈조각을 씹은 결과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동물에 새겨진 뼈 구멍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깨끗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네안데르탈인이 사용한 악기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또한 네안데르탈인들이 구멍이 뚫린 동물 이빨, 거대한 상아 반지, 장식된 뼈 도구 및 착색제와 같은 안료를 사용하여 상징적이고 장식적인 물건을 만들었다. 학자들이 이런 풍습을 가진 네안데르탈인을 문화인이라 부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설명하는 이유다.

 

⑦ 병든 노인 돌봄

네안데르탈인이 당대의 정황상 병든 노인을 돌보았다는 것은 사실 믿기 어려운 일인데 이에 대한 증거는 분명하다. 1908년 프랑스의 라 샤펠 오 셍트(La Chapelle-aux-Saints)에서 발견된 ‘라 샤펠의 노인’은 56,000년 전에 살았는데 비교적 완전한 골격으로 발견되었다.

학자들은 그가 죽기 전 수십 년 전부터 치아가 별로 없으므로 그가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갈아서 주었다고 추정한다. 특히 노인의 골격은 관절염을 포함한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는데다 뼈가 많이 부러져 도움없이 움직일 수 없었으므로 다른 네안데르탈인들이 그가 죽기 전에 그를 돌보았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네안데르탈인의 유해는 상당히 큰 부상을 입었는데도 건강을 되찾았는데 이는 현대처럼 타인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음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⑧ 네안데르탈인의 옷

원시인류의 기본은 알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네안데르탈인은 옷을 입고 다닌 최초의 종이라는 점이다. 네안데르탈 인 유적지에서 스크레이퍼, 돌 및 뼈 송곳 등이 발견된다. 이는 네안데르탈인들이 동물을 사냥한 후 먼저 동물 가죽을 처리하는데 스크레이퍼를 사용한 다음, 그 안에 구멍을 뚫기 위해 송곳을 사용하고, 헐렁한 옷을 함께 묶기 위해 동물 조직 스트립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보다 꽉 끼는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뼈로 만든 재봉 바늘도 발견된다. 

 

위의 내용을 보면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거 네안데르탈인이라 하면 덩치만 큰 원시적인 종으로서 결국 호모 사피엔스에 밀려났다고 알려졌지만 이제는 이런 이미지가 거의 완전히 벗겨진 상태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유럽, 중동 지방에 특히 밀집하면서 구세계에 널리 분포되었고 그 인구는 몇 십 만 혹은 몇 백 만에 달했다고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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