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이집트 피라미드

피라미드(9)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1)

Que sais 2021. 2. 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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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 가장 놀라는 것은 이집트의 신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이집트의 신들은 무려 700여 명에 이른다. 이집트에 이렇게 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신들의 탄생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집트 신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어떤 종족이나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신들이고, 다른 하나는 파라오나 신관들이 자신들의 권위와 지배를 위해 창조 혹은 변형시킨 특수 신들이다.

 

이집트신들

이집트의 신들은 그리스 로마의 신들처럼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영원불멸하지도 않다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인간들처럼 늙고 병들고 죽으며 사랑과 증오와 분노, 기쁨의 감정에 지배받는다. 인간이나 동물, 식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집트의 신들을 봐도 그렇다. 이집트인들이 생로병사로 요약되는 인간의 삶을 신화에 그대로 접목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집트인들은 어떤 동물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힘과 지혜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자는 그 힘과 위엄 때문에 태양의 상징으로 표현했고 암양번식과 생산의 신, 들개는 사막에 길을 만들고 오아시스로 인도하는 신성한 동물로 간주했다.

조류와 갑충도 숭배했다. 독수리는 하늘을 나는 왕자로서 태양신의 상징이 되었고 따오기는 지상의 식물을 찾아내는 습성 때문에 지혜의 신 토트의 상징이 되었다. 쇠똥구리는 동물의 배설물을 동그랗게 말아 올리는 모습 때문에 케페라 신과 동일시되었다. 영원불멸을 상징하는 케페라 신은 하늘 위로 태양을 굴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악어 머리의 남신 세베크는 급류 주변에 위치한 콤옴보 호수의 주인으로 숭배되었다. 이집트인들은 이집트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이 숭배 받아야 할 존재라고 믿었으며 단지 서열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집트에 이렇게 많은 신이 있는 것은 이집트인들의 독특한 우주관 때문이다.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태초의 세계는 땅, 바다, 공기도 존재하지 않았고 하늘의 폭포수에서 흘러내리는 물인 (Nu)만 존재했다. ‘아툼(Atum)의 화신이자 곧 물의 화신이었다.

이집트인들은 (Nu)가 자신의 입 속에서 거대한 물을 흘려보내 내세를 관통하고 계곡을 두 개로 분리시켜 거대한 강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Nu)의 물은 아툼이 거주하는 곳이며 태양도 여기에서 떠오른다고 생각했다. 페피 1세의 피라미드에서 출토된 파피루스에는 아툼 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툼 신은 하늘과 지구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 그리고 사람도 신도 아직 태어나지 않았고 죽음도 없었던 태초에 존재했다.’

 

아툼은 어떤 구체적인 모습으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할 경우 태어난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툼은 자신의 마음속으로 천국을 만들고 하늘과 신, 지구, 인간, 동물, 식물을 생각해냈다. 아툼의 이러한 생각을 토트 신이 단어로 기록한 후 아툼이 이들 단어를 중얼거리자 모든 만물이 그대로 창조되었다.

이집트에서 특별한 문명이 태어난 것은 나일강의 덕택이다.

나일 강은 매년마다 홍수가 진 후 물이 물러갈 때마다 진흙 섬을 드러냈다.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메마른 대지의 언덕이 태초의 혼돈이 가져온 홍수에서 솟아나 최초의 신 아툼이 존재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이집트에 산재한 많은 신전들은 바로 이러한 태초의 섬을 건축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집트의 신전들을 보면 위압감이 앞선다. 신전들이 수직기둥과 대들보로 이루어진 상인방식 건물이기 때문이다. 지붕은 그냥 편평한 뚜껑에 불구하다. 초기 신전을 떠받치던 목재 기둥은 파피루스로 만들었는데 이는 태초의 섬에 자라던 초목을 상징했다. 이후 건축술이 발전하면서 석조로 바뀐다.

 

<이집트인들의 사고방식과 우주관>

이집트의 최고의 신조차 자신이 원할 때 태어난다는 이집트인들의 우주관은 인간이 원할 때 신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발전했고, 이집트인 특유의 실용적인 세계관과 접목되었다. 예컨대 태양 주기와 인생 주기를 동일하게 보는 것을 들 수 있다. ‘일출-정오-일몰-일출이라는 의 태양 주기는 인간의 탄생-생활(생명)-죽음-환생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환생에 대한 아이디어는 인생의 다른 주기의 시작, 즉 두 번째 생활의 시작으로 정착된다. 태양의 신 는 하늘과 땅 사이를 하루 만에 여행하는데, 밤에는 반대 방향으로 여행한다. 그런데 태양신 아침에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밤의 신 누트의 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집트인의 가장 중요한 인생 목표 중 하나인 환생을 위해서는 현생의 모든 생활이 천상의 신들 몸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집트인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신은 저승의 왕 오시리스.

오시리스는 이집트인들의 과거에 대한 희망으로 이집트인 개인별 정신 내부에 거주함으로써 사후에 저승에서 새로운 생활을 영위케 해주는 신으로 정착된다.

이집트인들에게 오시리스영생과 부활을 상징하는 신이다. 국가적으로 볼 때 파라오생전호루스와 동일시되고, 죽어서는 오시리스와 동일시된다. 그리고 다음 후계자인 파라오는 다시 호루스와 동일시된다. 이집트 국가, 즉 파라오의 왕국 차원에서 볼 때 모든 파라오는 생전에 호루스와 동일시되고 죽어서는 오시리스가 되며, 다음 후계자인 파라오가 다시 호루스로 부활하여 이집트를 통치한다.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한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호루스에 관한 신화는 다음과 같다.

 

땅의 신 게브와 하늘의 신 누트 사이에서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네프티스가 태어났다. 이집트 최초의 파라오가 된 오시리스는 여동생 이시스를 아내로 맞아 백성들에게 농사를 가르치고, 도구를 만드는 기술을 발명하고 최초의 사원을 세우는 등 평화롭게 나라를 통치하였다.질투에 불탄 동생 세트는 형 오시리스를 살해하고 그 시체를 전 국토에 뿌렸다. 남편을 찾아 나선 이시스는 오시리스의 몸을 모두 찾아내 마술로 다시 남편을 환생시킨 후 호루스를 낳는다.

장성한 호루스는 왕위를 물려받고 아버지 오시리스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사막의 신인 세트와 전투를 벌인다. 처음에는 오히려 세트가 승리(세트를 숭배한 민족이 승리한 것을 뜻함)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호루스가 승리(호루스를 숭배한 민족이 이집트를 통일함을 뜻함)한다. 그후 호루스는 잠자는 아버지, 즉 죽은 아버지를 다시 살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아버지에게 요술 눈을 준다. 요술 눈을 받은 오시리스는 환생하여 저승을 지배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관념은 신화를 보면 그 원리를 쉽게 알 수 있다. 신왕국 시대부터 테베는 종교의 중심지였는데, 그곳 테베에서 최고의 신으로 모시는 신은 숨겨진 신이란 뜻을 가진 아몬이었다. 그런데 이 아몬신은 와 합쳐져 우주에서 가장 힘이 있는 신이자 이집트의 최고 신인 아몬 레가 된다. 그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자.

 

그 자신이 제일 먼저 자신을 만든다.(방법은 비밀)

뱀의 모양인 케마테프가 되어 테베의 원시 신 프타-테넨을 창조한다.

프타-테넨형태로 오그도드를 창조한다.

오그도드형태로 태양의 신 를 창조한다.

아몬과 합쳐져 세계를 다스린다.

 

여기에서 이집트인들이 가장 경배한 아몬 신우주를 창조할 때 사용한 방법이 비밀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해준다. 바로 가장 근원적이고 원리적인 의문점은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이집트인들이 궁극의 의심과 호기심에 관심 갖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더 집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사상이 모든 생활상을 좌우했기 때문에 이집트는 다른 세계가 갖지 못한 독특한 문명을 탄생시키고, 3200년 이상 특별한 변화를 겪지 않고 지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