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이집트 피라미드

피라미드(93) : 파라오의 저주(4)

Que sais 2021. 3. 18. 18:37

https://youtu.be/hDMsD0yETs4

황금관

카터는 석관 속의 내용물들이 고운 수의들로 싸여 있어 처음에는 상당히 실망했다. 그러나 수의를 하나하나 풀자 눈부신 광경이 나타났다. 석관 내부 전체를 가득채운 투탕카문의 황금빛 형상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황금관의 길이는 2.1미터로 오시리스 형상의 관 뚜껑이 덮여있었는데 그것을 열자 안에 두 개의 속관이 있었다. 그리고 맨 안쪽 속관은 날개 달린 이시스와 네프티스 여신이 몸체를 감싸고 있었다.

 

황금관

왕의 얼굴과 이목구비는 금판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두 손은 가슴 위에서 구부러진 지팡이와 도리깨를 들고 있었다. 두 눈은 화산암맥과 접촉해 변질된 석탄인 선석흑요석으로 만들었고 눈썹과 눈꺼풀은 청금석상감으로 장식했다. 인체형상 관에서 깃털 문양으로 덮인 부분은 순금으로 제작했고, 얼굴과 손의 살에 해당하는 부분은 순도가 떨어지는 금으로 제작했다. 그리고 투탕카문의 이마에는 상하 이집트의 상징물인 코브라와 독수리상감 양식으로 정교하게 빚어놓았다.

둘째 관도 첫째 관과 비슷하게 제작됐다. 두 번째 관 역시 오시리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관에 형상화된 왕의 모습은 줄무늬 모양의 머리장식 네메스를 두르고 있으며 독수리 모양을 한 네크베트 신과 뱀 모양을 한 부토 신의 날개들이 몸체를 감싸고 있다.

그 다음 마지막 관이 그 유명한 투탕카문의 미라가 들어있는 속관이다. 이것도 앞의 두 관처럼 오시리스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유명한 황금마스크로 덮여있었다. 목과 가슴은 파피루스로 만든 뒷받침에 구슬과 꽃을 엮어서 만든 정교한 목걸이 장식으로 덮여 있었고 아마포 냅킨이 네메스 머리장식 바로 위를 감싸고 있었다.

 

황금마스크

학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길이 180센티미터의 세 번째 관이 두께 2.5밀리미터에서 3.5밀리미터 가량의 순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세계를 놀라게 한 황금관의 정체이며, 카터는 세 번째 관을 들려면 적어도 건강한 성인  여덟 명이 함께 들어야 할 정도로 무겁다고 적었다. 몸체는 이시스와 네프티스 여신이 감싸는 것으로 디자인되어 있어 첫째 관의 모습과 같았다. , 세 번째 황금관의 얼굴은 전통적인 양식에 따라 오시리스를 상징했으나 다른 관들의 얼굴보다 젊게 만들었다.

 

황금마스크

투탕카문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 하나하나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황금마스크. 투탕카문 미라는 세 번째 속관에 들어있는데, 미라는 오시리스 형상을 하고 머리와 어깨를 황금마스크로 덮고 있었다. 역시 이마에는 이집트를 상징하는 독수리신 네크베트와 뱀신 부토가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고, 턱에는 전통적인 오시리스의 수염이 달려있. 턱은 황금과 청금석 빛깔의 유리로 제작되었다. 목에는 황금과 푸른색 파이앙스(faience, 광택이 나는 고급 채색의 도자기) 만든 원반 모양의 구슬로 이루어진 세 가닥의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목에 걸려있는 펜던트는 금으로 상감 장식한 줄에 커다란 스카라베가 달려 있었다. 황금마스크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당신의 오른쪽 눈은 밤의 배요, 왼쪽 눈은 낮의 배입니다. 당신의 눈썹은 에니아드(Ennead, 이집트의 아홉 신을 말함)의 것들과 같습니다. 당신의 목덜미는 호루스의 것과 같고 머리 타래는 타소커의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오시리스는 당신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를 신의 길로 인도했고 당신은 그를 위해 싸웠으니까요. 이제 그는 헬리오폴리스의 거대한 왕궁 안에 있는 에니아드 앞에 당신의 적을 내던질 겁니다.’

일반적으로 마스크는 거의 모두 얼굴을 바꾸거나 감추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이집트의 마스크는 가면 쓴 사람을 신과 같은 존재를 격상시키기 위한 매개물이다. 이는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드는 사람이 자칼 형태의 동물 가면을 쓰는 것과 같은 이유다. ‘마스크를 보통 사람의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질병과 사고의 위험에 처하거나 사후에 내세로 가는 험난한 길에 직면했을 때 필요한 신과 같은 능력을 가져다주는 수단의 하나로 인식했다.

공감주술(sympatetic magic) 즉 원하는 결과를 모방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에 의하면, 가면을 쓰면 그 사람은 그가 바라는 신적인 존재와 동일해진다. 가면이 초인적 능력으로 온갖 위험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관련 학자들은 고대 이집트 사회에서는 가면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집트인들이 가면을 미라 위에 안치하는 것은 미라로 만들었음에도 어떤 사정으로 육체가 사라지게 됐을 경우, 가면이 영혼의 부활에 필요한 육체적인 형태를 제공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집트인들이 내세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재난 중의 하나가 머리가 없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투탕카문 황금관의 구조도

사자의 서에서 가장 중요한 주문 중에 하나가 오시리스의 머리를 그에게서 빼앗지 못하듯이 내 머리도 빼앗아가지 못하리라임을 상기해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가면이 머리를 대신할 수 있는 보험과도 같았다.

이집트에서 최초의 미라 가면은 일반적으로 기원전 2200~2100년 사이에 나타나지만, 기자의 피라미드가 건설된 고왕국 시대에도 그 전조가 발견된다. 그때부터 이미 머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미라를 감싼 천에 얼굴을 그려 넣거나 천으로 감싼 머리 위에 회반죽으로 직접 얼굴 모양을 나타냈다. 또한 가면의 머리와 머리 장식은 틀로 뜨고 귀처럼 세부적인 부분은 나무나 진흙으로 만들어 추후에 붙이는 카토나지 즉 안팎으로 회반죽을 바른 여러 겹의 아마포로 만든 가벼운 재료가 대유행했다.

가면이나 관의 가발에는 청색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신의 머리카락이 군청색이며 청금석으로 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얼굴은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칠하거나 금박을 입히기도 했다.  가면에 문자를 새겨 넣어 그 기능을 분명히 알려주기도 했는데, 투탕카문의 황금마스크에는 다음과 같은 글도 적혀있다.

 

오시리스 앞에 있는 당신 덕분에 그가 보고, 당신이 그를 바른 길로 인도하며 세트의 동맹군을 물리쳐 그가 아홉 신들 앞에서 당신의 적을 쳐부술 수 있게 하고.’

 

또한 고대 이집트인들은 가면을 신비한 머리라고도 불렀다. 밤에 가면을 쓰고 지하세계를 여행하면 황금빛 얼굴이 지하세계를 밝게 비춰 그곳에 사는 죽은 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가져다준다는 태양신 머리와 가면을 동일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라의 황금 손은 마스크와 분리되어 엇갈린 채 아마포 붕대로 감싼 가슴 위에 얹힌 뒤 실로 꿰매 단단히 고정된다. 두 손은 오시리스의 상징인 채찍과 구부러진 도리깨를 움켜쥐고 있으며, 그 손 바로 아래는 황금제 칠보 세공으로 제작한 막대기 모양의 가슴장식이 있다. 장식에는 역시 황금 장신구들이 매달려 있으며, 가슴 금판에는 대지의 신인 게브(Geb)의 말이 새겨져 있다.

 

내 사랑하는 아들, 오시리스의 상속자, 케페루네브레 왕이여. 그대의 고귀함은 완벽하고 궁전도 막강하다. 레키트는 그대의 이름을 칭송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그대를 칭송한다. 오시리스, 투탕카문 왕이여. 그대의 심장은 몸속에 영원히 머물러 있다. 레 신이 하늘에서 안식을 취하듯 그대도 살아 있는 여러 영혼들 앞에 자리하고 있다.’

 

학자들이 놀라는 것은 이집트 파라오 중 가장 작은 무덤 중 하나인 투탕카문의 묘에서 엄청난 황금이 나왔다는 점이다. 황금마스크, 황금 사자, 침구, 장신구 등 4,000여 점이 넘는 황금 부장품이 매장되었고 석관의 무게는 110킬로그램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다른 파라오의 무덤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매장되어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정답은 엄청난 황금이 부장되었을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을 대량으로 채굴한 사람들을 이집트인으로 추정한다. 그것은 나일강 중류와 상류에 걸친 누비아 지방의 사금 광상에서 캐낸 것이다. 학자들은 이곳에서 금을 채취하는 목적으로 대략 250제곱미터의 땅을 기본으로 2미터 깊이로 파기만 해도 금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나일강 삼각주는 이 막대한 잔토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원전 2000년 경 누비아의 금이 바닥나자 보다 상류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광맥이라는 비샬리 금광을 개발했다. 이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로마 제국에서도 이곳에서 금을 채굴했다.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하여 로마의 귀부인들이 몸 치장에 사용환 금들은 모두 이곳에서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