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출시된 존 포티노바 감독의 「사스콰치 죽음의 숲」은 2015년 크림슨호러 필름 남우주연상, 토론토영화제에서 최고 SF호러 작품상을 수상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로저와 그의 아들 마이클은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조용한 삶을 살기 위해 숲 속 오두막으로 이사하는데 그들이 정착한 숲에는 전설 속 미확인 괴생명체인 사스콰치가 살고 있었다. 과연, 이들 부자가 무사히 살아남아 돌아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사스콰치 또는 빅풋에 대한 영화는 수없이 제작되었는데 2020년에 「2020 거인괴물」이 출시되었고 세계적으로 공전의 흥행에 성공한 리 메이져스 주연의 TV 시리즈물 「600만불의 사나이」에서도 사스콰치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곳에서 작가는 그들을 우주인이라고 상정했다.
사스콰치는 아메리카에 등장하는 빅풋과 같은 내용을 갖고 있다. 인디언들에게는 ‘사스콰치(sasquatch)’ 즉 ‘숲속의 야만인’이라는 큰 동물이 살아있다는 전설로 불리는데 이는 아메리카에 존재한다는 빅풋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상황에 따라 달리 부르지만 괴물체라는 것은 동일하다.
물론 사스콰치가 다소 별다른 행동을 한다는 설명도 있다.
사스콰치는 비교적 돌멩이를 던지는 등 온건한 행동부터 자동차 흔들기, 집을 때리거나 떠밀기, 사람 쫓아다니기 등 좀 더 공격적인 행동도 한다. 그런데 여타 괴물들과는 달리 다소 인간적인 면을 엿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스콰치의 발자국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811년 유명한 탐험가인 데이미드 톰슨에 의해서이다. 그는 캐나다 앨버타주의 로키 산맥을 넘어 컬럼비아강까지 탐험에 나섰다가 길이 35센티미터, 폭 20센티미터의 엄청난 크기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인디언들은 이 발자국이 밴쿠버 섬에 사는 거인의 발자국이라고 장담했지만 그 괴물을 보지 못한 톰슨은 회색곰의 발자국으로 생각했다.
1884년 7월 4일에 <데일리 콜로니스트>지는 빅풋의 포획 기사가 실려 있다.
포획자들에 의해 ‘자코’라고 명명된 이 숫컷은 키가 140센티미터, 체중은 고작 57킬로그램이었다. 머릿털은 검고 길며 굵었고 아래팔은 사람보다 길었으며 나뭇가지를 자를 만큼의 힘이 있었다고 했다. 불행하게도 더 이상 그 동물에 대한 자료는 이 정도밖에 없는데 그 동물은 서커스단에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괴물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통령인 시오도어 루즈벨트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야기를 잘 믿는 사람이 아니라고 알려지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고 1893년 『황야의 사냥꾼』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다.
‘이 이야기는 보먼이라는 이름의 산에 사는 나이먹은 사냥꾼으로부터 들었다. 그는 변방에서 태어나 평생 변방에서 살았는데 그는 자신이 말하는 것을 믿고 있었다.
그에게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보먼은 아직 청년이었다. 그는 위스돔강 수원지로부터 샐몬강의 지류들이 갈라지는 산 속에서 동료 한 명과 덫으로 사냥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들은 별로 짐승을 잡지 못하자 인적이 드문 고개로 올라가기로 했다. 그 고개에는 작은 내가 흐르는데 그 내에 비버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그 고개는 무서운 곳으로도 알려졌는데 전 해에 한 사냥꾼이 혼자서 그곳으로 갔다가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맹수의 짓으로 생각되었는데 보먼과 친구는 그런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숲 속의 작은 빈터에 캠프를 치고 덫을 놓기 위해 상류로 올라갔다가 해가 질 무렵에 캠프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들이 캠프를 비운 사이에 무언가가 캠프의 물건들을 뒤진 것을 알았다. 분명 곰의 행동 같았고 발자국을 확인하니 사람의 것은 아니었다. 밤에 무슨 소리가 들려 담요를 덮은 채 일어나 앉았는데 지독한 맹수 냄새가 났으며 커다란 형체가 어렴풋이 보였다. 그가 총을 잡아 쏘았으나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다음날 다시 덫을 놓으러 올라갔다 왔는데 역시 모든 장비와 침구들이 흩으러져 있었다. 그들을 불을 활짝 피우면서 밤을 새웠고 철수하기로 한 후 그들이 설치한 덫을 거두고 캠프로 내려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친구의 목이 부러지고 목에 커다란 송곳니 자국이 네 군데나 있었다. 동물은 그의 몸을 먹지 않았으나 쓰러진 그의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가끔 동료의 시체 위에 딩굴렀다. 보먼은 당황하여 총 한 자루만 들고 황급히 하산했고 자신이 타고온 조랑말이 있는 곳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말을 타자마자 어둠 속을 마구 달렸고 추격이 불가능한 곳에 도달했다고 생각되자 안도의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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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루즈벨트 자신이 이런 일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루즈벨트가 억지로 꾸며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한마디로 보먼 친구의 살해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유사한 동물의 짓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1902년 미국 아이다호주 체스터필드 인근에서 발이 8개이고 털이 난 직립괴물이 막대기를 휘두르면서 나타나 스케이트를 타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뒤에 발가락이 4개 있는 발자국은 길이가 무려 56센티미터이며 너비가 18센티미터였다.
1910년에 그레이크 슬레이브 호수 근처에서 빅풋의 소행으로 알려진 사건이 있었다. 맥클로드라는 두 형제가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범죄자의 소행으로 여겨지지만 사람들이 그 죄를 빅풋에 뒤집어씌우는 통에 이후 빅풋에 대한 공포가 일기 시작했다.
같은 해에 <시애틀 타임스>지에는 켈소 근처의 광산에 있는 통나무집을 덮친 ‘산의 악마’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다. 그 기사에는 습격자가 반인간, 반괴수로 키가 2미터를 훨씬 넘는다고 묘사되었다. 인디언의 전설에 의하면 인간은 동물에서 만들어졌는데 시어틱이라는 이 동물은 인간이 완성되기 전 단계에서 방치된 것이다.
사스콰치에 대한 이야기는 꼬리를 물었다. 1924년 컬럼비아 주의 토바 강 어귀에서 금광을 찾고 있던 앨버트 오스트만이라는 사람의 일화도 그 중 하나이다. 그가 금광을 찾아 나섰다고 하자 인디언 뱃사공이 그에게 그가 찾는 광산 근처에 ‘큰 사람’이란 털이 난 거대한 동물이 살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나 그는 인디언의 말을 믿지 않고 매우 편안한 장소에 텐트를 쳤다.
그런데 어느 날 소지품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식품도 사라졌다. 그는 그 침략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자지 않기로 생각하고 구두만 신지 않고 침낭 속에 들어가 잠복했다. 그는 추후에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나를 들고 있기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나는 졸고 있었으므로 처음에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정신이 들기 시작하자 내가 슬리핑 백 속에 있다는 것이 기억났다. 나는 처음에 나를 들고 있는 것이 썰매라고 생각했지만 캠프 주위에는 눈이 없었다. 그러자 내가 말 잔등 위에 얹혀진 듯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이든 간에 그가 두 다리로 걷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를 들고가던 무엇이 그를 내려놓았고 그가 새벽에 슬리핑 백에서 나왔더니 털로 덮이고 나체의 네 사람 형체가 보였다. 그는 그들이 인디언이 말한 거인들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신장이 2.5미터쯤 되는 남자와 그의 아내, 10대의 아들, 아직 어린 딸인데 여자의 키도 2.1미터가 될 정도로 매우 컸다. 그들은 그를 공격하지 않았고 함께 일주일이나 지냈다. 기회를 보아서 탈출한 오스트만은 이 가족을 매우 자세히 묘사했다. 다소 만화와 같은 이야기인데 그의 이야기를 들은 일부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믿었다. 그의 묘사가 너무나 자세하기 때문이다.
프레드 베크도 1924년 오리건주의 포틀랜드 북쪽 약 96킬로미터 지점에서 광맥을 찾고 있었는데 협곡에서 느닷없이 나타난 몸집이 큰 유인원 같은 동물이 다가와 총을 쏘았다. 그날 밤 베크와 동료 광부들이 머물고 있던 오두막으로 비슷한 동물 한떼가 몰려와 오두막을 부수고 천장과 벽을 마구 두들겼다. 5시간 정도 후에 이들이 물러갔지만 그들은 공격의 증거로 수백 개의 커다란 발자국을 남겨놓았다.
베크의 설명을 통해 전설 속의 ‘빅풋(bigfoot)’이라고 짐작되는 이 동물은 고릴라와 같은 모습에 키가 약 2.5미터 정도 되고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돌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몇몇 동물이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매우 초보적으로 돌을 던질 수 있는 체구와 지능을 가진 동물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므로 프레드 베크의 이야기는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도 돌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므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940년 채프먼 가의 모녀는 신장 2.4미터 정도의 키에 털투성이인 수컷 동물이 농장에 접근해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 동물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 강까지 오더니 소금에 절여서 넣어둔 생선상자를 뒤집은 뒤 강물을 마시고 사라졌다고 한다.
이들 사스콰치 또는 빅풋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두가 되고 있었는데 1959년 베르나르트 회벨만스가 쓴 『미지의 동물을 찾아서』라는 책을 발간했다. 그의 책이 놀랍게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 책에는 알려지지 않았거나 존재 여부가 논란인 동물 100여 종이 분류돼 있었다. 그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은 이들 이야기가 당대에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1962년 교통 통제관으로 은퇴한 할런 포드는 친구와 함께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의 경계지역에 있는 원시림 내에 사냥용 오두막을 지었다. 어느날 필수품을 오두막 안에 들여놓다가 그들 앞 약 9미터 지점에 엄청나게 큰 동물이 진흙 속을 헤집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그 동물이 몸을 일으켜 두발로 서더니 그들을 쏘아보았다. 그 동물은 가슴과 어깨가 우람했고 회색의 뻣뻣한 털로 덮여 있었는데 얼굴이 괴상하게 생긴 사람모습이었다. 잠시후 그 동물은 숲 속으로 사라졌다. 그들은 곧바로 인근에서 괴물의 발자국을 상당수 발견해 석고를 떠서 연구원에게 보여주었는데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답변을 들었다.
1967년에 오리건주의 글렌 토머스는 라운드 산 근처에서 세 개의 더부룩한 물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바위를 옮기고 깊이 2미터쯤 땅을 파 내려가더니 쥐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산림 감독관이 현장에 도착하여 40여 개의 구멍을 발견했는데 놀라운 것은 그곳에서 100킬로미터나 되는 곳으로 바위가 옮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설치류인 모르모트가 많이 서식하는데 대개 바위 밑에서 동면한다. 모르모트는 커다란 동물이 가장 즐겨 먹으므로 무언가 커다란 동물의 행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1967년에 드디어 세계가 깜짝 놀라는 증거가 제시되었다.
로저 패터슨과 밥 김린이 캘리포니아 북부의 델노트 지역의 블러프크리크강을 따라 말을 타고 가다가 30미터 전방에서 털이 나있는 거대한 동물이 사람처럼 걷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패터슨이 휴대하고 있던 소형 영화 촬영기로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 동물은 자신이 촬영하고 있는 것을 보고도 전혀 두려워하는 기미가 없었다. 단지 그가 좀 더 접근하여 추적하려고 하자 갑자기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는 5킬로미터쯤 발자국을 추적하다가 소나무 숲 속에서 놓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필름을 현상해 보니 이 동물의 키는 2미터 이상, 체중은 160~200킬로그램이며 불그스럼한 갈색의 털로 덮여 있었다. 머리끝은 원추형이었으며 고릴라와 전설의 빅풋에 가까운 모습인데 강의 진흙 속에 남겨진 발자국으로 미루어보아 이 동물의 키는 2.13미터로 추정되었다.
곧바로 이 필름에 대한 진위여부가 대두되었다. 패터슨이 이야기하는 당시의 정황 등을 세밀히 고려할 때 사람이 원숭이 가죽을 쓰고서 꾸민 연극과 같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필름을 자세히 연구한 동물학자 샌더슨은 필름이 거짓임을 시사하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고 패터슨을 두둔했다.
문제는 빅풋의 발자국들이 거의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런데 영장류 전문가인 존 내어피어 박사는 사스콰치가 존재할 수 있다며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도축업자 조 로드우즈는 워싱턴 보스버그에서 발견된 수많은 발자국을 보여주었다. 네이피어 박사는 무려 1,089개의 발자국을 발견했는데 길이 44센티미터, 폭 18센티미터에 달하는 발자국은 사스콰치의 발자국보다 컸다. 특이한 것은 이 발자국의 주인공이 불구로 어렸을 때 발이 으깨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들을 토대로 『빅-푸트』를 출간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정도로 교묘하게 이런 행태의 발자국을 날조할 만한 사람이 있다고는 상상키 어렵다. 나는 그런 동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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