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이 만든 세상 86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물질, 살충제 DDT(1)

youtu.be/AqS0KRTmxY0 노벨상 수상자로서 명암이 극단적으로 바뀐 사람은 1948년도 노벨 생리ㆍ의학상을 수상한 스위스의 파울 헤르만 뮐러(Paul Hermann Müller, 1899〜1965)일 것이다. 그는 식량 문제에 악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병원균의 전염에도 관계있는 해충을 박멸하는 DDT를 발명하여 ‘인류의 천사’라는 말까지 들었다. 살충제의 유용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벌레를 없애기 위해 유황을 태워서 집과 창고를 소독하고 비소를 이용하여 쥐를 독살하며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고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방법이었다. 그러나 화학적 합성 살충제인 DDT가 개발되자 살충제의 효과는 상상을 초래할 수 없을 정도로 증진되었다. ‘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이라는..

천사의 물질로 포장된 고엽제

youtu.be/lIi_9PorcnI 미국은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고 궁극적으로 자유 체제의 평화를 지킨다는 명분하에 1960년대, 베트남의 통킹만 폭격을 시작으로 대규모 전쟁을 감행했다. 그러나 미국에 비해 군사무기에 절대 열악한 베트공이지만 베트남의 특유한 기후에 무성하게 자라는 풀잎과 나뭇잎 등을 활용하여 대미군 항전의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었다. 미군은 베트공이 이용하는 정글이 큰 장애물이므로 정글전에 대항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를 개발했다. 제초제로 쓰이는 화학 물질 즉 고엽제(枯葉劑)이다. 고엽제는 초목 및 잎사귀 등을 말라죽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제초제로 상당히 인기를 끌던 농약이지만 독극물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인체에 큰 피해를 주는 악명 높은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 고엽..

천사와 악당의 대명사 : 질소비료 발명, 프리츠 하버(2)

youtu.be/LdZ7IU78XJc 하버-보쉬의 공정이 각 국의 관심을 끈 질소비료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은 물론 질산을 사용하는 화학 폭발물에 대한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암모니아는 화약 제조에 필수적인 질산의 원료로도 중요하다. 하버-보쉬 공정으로 만들어진 암모니아를 산화시키면 쉽게 질산을 만들 수 있다.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만드는데 사용한 나이트로글리세린도 글리세린에 질산을 처리해서 만든 것이다. 1910년 베를린에서 새로 설립될 예정이었던 카이저빌헬름 물리화학연구소 소장직을 맡아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하버는 곧바로 승낙했고 1933년까지 20여 년 간 뛰어난 학자들을 거느리며 연구생활을 했다. 문제는 제1차 세계대전이다. 전쟁은 독일인 중의 독일인인 하버에게 커다란 영광의 ..

천사와 악당의 대명사 : 질소비료 발명, 프리츠 하버(1)

youtu.be/z-RVsaC5ZJ8 지구상에서 천사와 악당으로 거명되는 과학자는 많지 않다. 일단 노벨상을 받았다면 인류에 가장 공헌한 사람으로 거론되므로 분야에 따라 천사로 불리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더불어 악당이라는 이름으로도 거명된다. 선악이 분명하다는 뜻인데 노벨상 수상자에는 이런 명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몇몇 있다. 그중에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구해냈다는 독일의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34〜1934)이다. 지구상에 태어난 생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다. 대다수 식물들이 태양과 공기 등으로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이들 역시 태양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동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식물처럼 태양에너지로만 살아갈 수 있는..

노벨상을 받은 막걸리(II)

youtu.be/3AN0ByFWK8A 1907년 부흐너의 노벨상 수상 근거는 「생화학 연구와 비세포적 발효 발견」이다. 노벨 화학상 추천사를 보면 당대에 발효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알 수 있으므로 이를 전재한다. ‘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발효에 관한 연구에 업적을 남긴 에두아르트 부흐너 교수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화학자와 생물학자는 살아 있는 유기체에서 일어나는 화학 과정으로 새로운 분야를 열 수 있을 때 그것을 화학적 연구에 특별히 중요한 업적으로 여겨 왔습니다. 이러한 방향의 각 단계를 통해 생명과정의 수수께끼 같은 면이 감소되는 한편, 화학적 법칙은 더 넓은 응용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즉 이러한 방향으로 연구 분야가 더 확장될수록 인간에게 남겨진 한계 영역은 더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

노벨상을 받은 막걸리(I)

youtu.be/JCRqCDaG51M 막걸리가 노벨상을 받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위스키, 꼬냑, 아르마냑 등 세계를 석권하는 한국의 대중주인 막걸리가 수상했다는 뜻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벨상이 기초 원리를 대상으로 수여한다는 것을 보면 막걸리가 수상했다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노벨상 수상은 막걸리가 아니라 막걸리를 포함한 모든 주류를 통칭하는 알코올을 연구하여 수상했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이고 오랫동안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진정제는 알코올이다. 과일즙이나 곡물을 발효시키는 방법은 선사 시대에도 알려져 있었고, 증류를 통해 자연적인 발효주보다 더 강한 술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알코올은 모르핀처럼 중독을 유발하며 그 양에 따라 큰 해가 될 수 있는데도 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