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사를 지나 남산 남서쪽 비탈에서 만나는 첫 답사지는 박혁거세가 알로 태어난 곳인 나정이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전한 지절원년(기원전 69) 신라 건국의 주역인 6촌의 촌장들이 모여, 군주를 선출하고 도읍을 정하자고 결정한 뒤 일행이 높은 곳에 올랐다. 그런데 양산(陽山) 아래 나정이라는 우물 근처에 이상한 기운이 돌며 백마 1마리가 무릎을 꿇고 있어, 가보니 백마는 하늘로 올라갔고 붉은색의 커다란 알만 남았는데, 이 알을 쪼개자 어린 사내아이가 나왔다. 이상히 여겨 동천(東川)에서 목욕시키자 몸에서 광채가 났고 새 ·짐승들이 춤추듯 노니니, 천지가 진동하며 해 ·달이 청명해졌다. 사람들은 이 아이가 세상을 밝게 한다 하여 혁거세라 이름하고, 알이 박같이 생겼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