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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19) : 죽어야 산다(4)

youtu.be/OhrThkoy2tc 1895년 뢴트겐에 의해 X선이 발견된 이래 고고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특히 미라 연구에는 적격이다. 붕대를 풀지 않고도 미라를 조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CT 즉 컴퓨터단층촬영검사는 평면적인 X-선 사진과는 달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1mm 간격으로 촘촘히 촬영하여 컴퓨터로 3차원적인 영상을 재구성하므로, 머리의 부상 등 신체 각 부위의 손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밀한 CT촬영이 이루어질 경우 두개골 손상 부위가 날이 예리한 흉기에 의한 것인지 묵직한 둔기에 의한 것인지 밝혀내는 것은 물론 어느 방향에서 가격되었는지까지 알 수 있다. 한편 CT보다 좀 더 정밀한 것으로 알려진 MRI는 인체에 들어 있는 물 성분 속의 수소를 이용하는 검사이지만 미라..

피라미드(18) : 죽어야 산다(3)

youtu.be/DQBYnO8SZdk 고대 이집트인들은 매우 현실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저승에서 부활하자면, 이승에서처럼 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어떻게든 그 난관을 해결해야 했는데, 그를 위해서 죽은 자들은 반드시 몸에 『사자의 서』를 몸에 지니고 있어야 했다. 일종의 ‘부적’처럼 사자에게 닥칠 수 있는 수많은 어려움을 『사자의 서』가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고대 이집트인들은 인간을 삶의 길로 인도하고 인간을 보호하는 신들과 그의 권능을 인정하면서도, 그 능력에 반대되는 다른 신들의 존재와 능력 또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선을 상징하는 호루스와 악을 상징하는 세트다. 이집트인들은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빛이 있으면..

피라미드(17) : 죽어야 산다(2)

youtu.be/cyR2ndw9wWo 고대 이집트인들의 특징 중 하나는 생활 주변에서 발견되는 동물들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사카라, 테베, 부바스티스에는 원숭이, 고양이 등 성스러운 동물들을 미라로 만든 무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집트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생각한 동물은 소다. 이마에 검은 반점을 붙인 하얀 소는 특별하고 성스러운 존재로 취급됐다. 성스러운 소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죽은 뒤에 오시리스의 양자가 되고 죽은 사람들의 신으로 추앙되며 ‘서쪽의 주인’이라 불렸다. 놀라운 것은 소 무덤에서 관이 있는 방으로 가기 위해 바위를 뚫어 만든 길이 400미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소의 미라 속에 부장품이 많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소의 무덤도 도굴꾼에게 약탈당했다. 1851년..

피라미드(16) : 죽어야 산다(1)

youtu.be/pxW5Lt-RFqE 1999년 제작된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영화 「미이라」는 람세스2세의 아버지 세티1세의 시대를 그렸다. 줄거리는 이렇다. ‘세티 1세의 후궁인 앙크수나문은 파라오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재상 임호텝과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파라오에게 발각되고 앙크수나문은 자결하게 된다. 임호텝은 흑마술로 그녀를 부활시키려 하지만, 파라오의 근위대에 붙잡혀 ‘홈다이’라는 형벌을 받는다. 홈다이는 산 채로 석관에 갇혀 영원히 생시체가 되는 끔찍한 극형이다. 앙크수나문과 임호텝의 금지된 사랑은 그렇게 ‘파라오의 저주’로 비극적인 끝을 맺고, 왕족들이 잠든 하무납트라는 죽음의 도시가 되어 역사 속에 묻힌다. 한편 황금의 유물을 찾아 여러 탐험가들이 하무납트라를..

피라미드(15)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7)

youtu.be/C-IgwP5Sp8k 보다 심각한 문제점은 세계 고대 유적의 절반 가량이 있는 나일 계곡이 20세기의 질병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집트는 한때 고대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중 하나였다. 건조한 기후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박물관 역할을 했으며 중동 지역에서 비교적 전쟁 피해를 겪지 않은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스완 댐의 건설로 엄청나게 습도가 증가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 년 내내 강수량이 거의 없던 룩소르 지역에 두 달간 계속 비가 오는 등 기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기자 피라미드 주변에 산성 안개가 끼는 바람에 쿠프와 케프렌의 피라미드가 이미 파괴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특히 불충분한 하수 시설 때문에 땅 위를 흘러 다니는 하..

피라미드(14)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6)

youtu.be/YBUkU29gSD4 아부심멜 신전이 현대인들 앞에 나타난 것은 2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1813년 5월 스위스인인 탐험가인 요한 루드비히 부르크하르트(요르단의 페트라를 발견)에 의하여 그 존재가 처음 보고되었다. 그는 일기에 짧은 글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네 좌의 거대한 조각상이 드러난 부분들만 눈에 띄였다. (중략) 조각상들은 언덕 비탈을 깊이 파내어 우묵한 곳에 있었다. 애석하게도 조각상들은 마치 물이 수반에 떨어지는 듯 바람에 실려 온 모래에 거의 묻혀 있다. 한 조각상은 모래 위로 머리와 가슴이 보인다. 그 곁에 있는 조각상은 머리가 없는데다 몸통이 어깨까지 모래에 덮여 있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른 두 조각상은 머리쓰개만 볼 수 있다.’ 부르크하르트가 극히 일부밖에 보..

피라미드(13)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5)

youtu.be/LGyK5tjvvRc ③ 람세스 2세 신전 이집트를 방문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집트 공항부터 카이로로 들어갈 때까지 곳곳에 있는 람세스 2세의 유물들이다. 거의 20미터나 되는 대형 조상들인데 근래에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거의 전부 진품이라는데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놀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전의 삼국시대 초기의 유물이 많지 않은 것에 비하면 이집트의 유물들이 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는 지 알 수 있다. 기자에 있는 쿠프의 대피라미드의 경우 기원전 2500여 년 전, 즉 4500년 전에 건설된 것이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를 보고 놀라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엄청난 숫자와 규모의 람세스 2세의 유물들을 생각하면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다. 람세스 2세는 제18왕조의..

피라미드(12)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4)

youtu.be/KupVWmDJB6g 이집트에서 카르나크 신전이 그 어느 곳보다 중요했던 것은 파라오가 외국 원정으로 획득한 전리품과 세금 등으로 받은 막대한 국가 재산을 보관하는 창고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로운 파라오가 정상적으로 파라오 역할을 하려면 아몬 신전을 반드시 장악해야 했다. 카르나크 신전을 얼핏 보면 매우 복잡하게 보인다. 그것은 여러 세기에 걸쳐 많은 파라오들을 기리는 신전 즉 기둥으로 구성된 안마당이 하나둘씩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안마당이 생길 때마다 그 앞에 파일론이 세워졌는데 이는 권좌에 오른 파라오들이 자신의 신전 용도로 연이어 건설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통로도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거대한 기둥의 숫자만 해도 134개나 되는데 모두 상형문자로 장식되어 더욱 사람들을 ..

피라미드(11)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3)

youtu.be/P0CIviMYXsM 이집트의 신이 700여명이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신전이 많다는 뜻이다. 이집트야말로 신전의 나라라고 부르는 이유다. 나일 강은 매년마다 홍수가 진 후 물이 물러갈 때마다 진흙 섬을 드러냈다.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메마른 대지의 언덕이 ‘태초의 혼돈’이 가져온 홍수에서 솟아나 최초의 신 아툼이 존재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이집트에 산재한 많은 신전들은 바로 이러한 태초의 섬을 건축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집트의 신전이 다른 나라의 신전과는 달리 위압감을 느끼는 것은 이집트의 건물들이 건축 계획상 본질적으로 길고 곧으며 위로 향하는 통로로 구성된 상인방식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 통로는 햇빛이 들어오는 열린 마당과 다소 어두운 내부 구조를 갖는 출..

피라미드(10) : 신과 신전의 나라 이집트(2)

youtu.be/KaO2HyAIbKs 이집트에 700여 신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주력신이 있게 마련이다. 이집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하게 신봉된 주요 신들은 다음과 같다. ① 오시리스 이집트의 많은 신들 중 으뜸으로 나일 강을 상징하며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와 동일시된다. 오시리스는 그리스인들이 붙인 이름이며 이집트어로는 ‘아사르(Asar)’이다. 그의 별명은 ‘운 네페르(Un nefer)’인데, 아사르는 ‘눈의 위력’이라는 뜻이고 운 네페르는 ‘아름다운 사람’이란 의미다. 오시리스가 이와 같은 이름을 얻은 것은 상하 이집트의 지배자로서 곡물과 과수 재배 방법, 포도주와 맥주를 빚는 양조법, 광물 제련법, 무기를 사용하여 수렵하는 방법, 종기구로 밭을 경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이집트인들이 생활할..